제니 홀저 (Jenny Holzer, 1950 - ) 는 40 여 년간 언어를 매개로 사회와 개인 , 정치적 주제를 다뤄 온 세계적인 작가입니다. 홀저는 포스터, 프로젝션, 전광판, 석조물, 일상용품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 독창적인 방식의 작품들로 대중과 소통해왔습니다. 지난 2017 년부터 약 3 년 간 추진된 이번 커미션 프로젝트는 서울관 내 서울박스와 로비, 과천관의 야외 공간을 새롭게 해석한 신작으로 제니 홀저 작품의 정수를 만날 기회를 제공합니다.

전시에서는 언어를 매개로 작업을 시작했던 홀저의 대표작 〈경구들 (Truisms)〉 (1977-79 ) 과 〈선동적 에세이 ( Inflammatory Essays ) 〉( 1979 - 82 ) 포스터를 서울관 로비에 대규모로 구현하여 작업 세계의 근간을 이룬 초기 작품 활동과 철학을 유추하게 합니다 . 또한 과천관
야외 공간에서는 미술관과 주변 풍경을 함께 조망할 수 있는 석조 다리 위에 작가가 선정한 11개의 텍스트를 새긴 영구설치 작업 〈경구들에서 선정된 문구들 (Selections from Truisms) 〉을 통해 홀저의 언어를 서로 다른 매체와 장소적 맥락에서 이해하고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프로젝트를 위해 새롭게 기획 ·제작된 기념비적 로봇 LED 〈당신을 위하여 (FOR YOU)〉가 서울관 서울박스에 설치되어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특히 이 작품은 김혜순, 한강, 에밀리 정민 윤,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호진 아지즈 등 시대의 목소리를 담은 현대 여성 문학 작가들의 글을 함께 선보이며 더욱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지난 사십여 년간 작가의 작품 활동을 바탕으로 제작된 이번 신작은 정치적 갈등, 전쟁과 같은 역사적 비극 혹은 사회적 참상 속에서 희생된 이들과 남겨진 사람들의 아픔, 삶과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번 프로젝트는 국립현대미술관후원회 (MMCA Director’s Council, MDC) 의 후원과 기증을 통해 작가의 LED 신작 〈당신을 위하여 (FOR YOU)〉 와 과천관의 영구설치작품〈경구들에서 선정된 문구들 (Selections from Truisms)〉두 점을 미술관의 컬렉션으로 소장하게 된다는 점에서 더욱 의의가 있습니다

국립현대미술관

1969년 경복궁에서 개관한 국립현대미술관은 이후 1973년 덕수궁 석조전 동관으로 이전하였다가 1986년 현재의 과천 부지에 국제적 규모의 시설과 야외조각장을 겸비한 미술관을 완공, 개관함으로써 한국 미술문화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되었다. 1998년에는 서울 도심에 위치한 덕수궁 석조전 서관을 국립현대미술관의 분관인 덕수궁미술관으로 개관하여 근대미술관으로서 특화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리고 2013년 11월 과거 국군기무사령부가 있었던 서울 종로구 소격동에 전시실을 비롯한 프로젝트갤러리, 영화관, 다목적홀 등 복합적인 시설을 갖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을 건립·개관함으로써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한국의 과거, 현재, 미래의 문화적 가치를 구현하고 있다.
또한 2018년에는 충청북도 청주시 옛 연초제조창을 재건축한 국립현대미술관 청주를 개관하여 중부권 미술문화의 명소로 육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